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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우연히 잰 혈당이 148mg/dL였습니다. 체중도 줄였고 단 음식도 즐기지 않아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숫자를 직접 보니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병원에서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은 과정과 그 뒤 바꾼 생활 습관을 기록합니다.

올해 상반기,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조금 지난 뒤 손끝 혈당을 재봤어요. 화면에 뜬 숫자는 148mg/dL.
순간 “어…?” 하고 숫자를 다시 봤습니다. 정기적으로 혈당을 재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증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렇지만 아버지가 당뇨를 앓고 계셔서 그냥 넘기기에는 마음이 쓰였습니다.
먼저 분명히 할 점이 있어요. 당시 검사는 병원에서 한 정맥혈 검사나 표준화된 경구당부하검사가 아니라, 회사에서 손끝을 콕 찔러 확인한 간이 혈당 검사였습니다. 식사를 시작한 뒤 정확히 몇 시간이 지났는지도 기록하지 않았어요. 따라서 148이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당뇨병이나 당뇨 전단계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점심 뒤 혈당 148, 바로 병원에 간 이유
혈당은 측정 시점과 조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공복인지, 식사 시작 후 몇 시간이 지났는지,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어요.
질병관리청은 일반적으로 식사 시작 2시간 뒤 혈당을 식후혈당으로 설명하며, 정상인은 대개 140mg/dL 미만이라고 안내합니다. 다만 내당능장애 판정에 쓰이는 140~199mg/dL 기준은 일상 식사 뒤 손끝 혈당이 아니라, 병원에서 75g 포도당을 마신 뒤 측정하는 경구당부하검사 2시간 혈장 혈당 기준입니다.
그러니 제 수치 148은 “당뇨다”라는 결과가 아니라, 검사 조건을 갖춰 다시 확인해볼 이유가 생긴 숫자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가족력도 있었기에 병원 예약을 잡았습니다.
병원에서 받은 당화혈색소 검사, 무엇을 보는 걸까
병원에서는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했는데, 최근 약 2~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라고 설명을 들었어요.
- 정상: 5.7% 미만
- 당뇨병 전단계: 5.7~6.4%
- 당뇨병 진단 기준: 6.5% 이상

위 표에서 공복혈당은 물 외에 최소 8시간 금식한 뒤 시행한 혈장 포도당 검사를 뜻합니다. 경구당부하검사 수치는 병원에서 75g 포도당을 섭취한 뒤 2시간 후 측정한 혈장 혈당 기준입니다. 따라서 회사나 집에서 식사 후 임의의 시점에 잰 손끝 혈당을 표의 진단 기준과 일대일로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한 번의 손끝 혈당은 그날의 식사나 측정 시점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당화혈색소는 비교적 긴 기간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 사용됩니다. 다만 진단은 의료기관 검사와 의사의 판단이 필요하고,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면 이상 결과를 다른 날 반복 검사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제 당화혈색소는 정상 범위였습니다. 그제야 한숨을 돌렸지만, “정상이니까 이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기로 했어요.
살을 뺀 뒤에도 혈당 111이 나왔어요
하반기에는 살도 조금 뺀 상태에서 회사 간이검사를 다시 받았습니다. 이번 결과는 111mg/dL이었어요.
공복혈당 기준만 보면 100mg/dL 미만이 정상, 100~125mg/dL은 공복혈당장애 구간입니다. 하지만 저는 검사 전에 밀크커피를 한두 모금 마셨습니다. 물을 제외하고 최소 8시간 금식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 111을 공복혈당 수치라고 부르거나 공복혈당장애 기준에 바로 넣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두 번의 경험 덕분에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혈당 숫자를 제대로 비교하려면 다음 조건을 함께 적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 마지막 식사 또는 음료 섭취 시간
- 식사 시작 후 경과 시간
- 측정기와 측정 방식
- 수면, 운동, 컨디션 등 평소와 달랐던 점
아버지가 당뇨라 더 신경 쓰였어요
저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 건 당뇨 가족력이었습니다. 부모나 형제자매에게 제2형 당뇨병이 있으면 위험요인으로 봅니다. 체중을 줄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가족력이나 운동 부족 같은 다른 위험요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어요.
저는 원래 단 음식을 즐기지 않고 디저트도 거의 먹지 않습니다. 탄수화물도 줄였고 체중까지 감량했으니 내심 “나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혈당 관리는 단것을 피하거나 체중을 줄이는 한 가지 행동만으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놓쳤던 건 운동이었어요
돌이켜보니 식단에는 신경을 쓰면서도 운동은 자주 미뤘습니다. 신체 활동은 혈당 관리와 제2형 당뇨병 예방에 중요한 생활 습관입니다. 질병관리청도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함께 안내하고 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은 빠르게 걷기 같은 중강도 활동을 주 150분 목표로 제시합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 계획을 세우면 오래가기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다음처럼 현실적인 루틴부터 시작해보려 합니다.
- 식후 가능한 날에는 10~20분 걷기
- 주 5일, 하루 30분 정도의 빠른 걷기를 장기 목표로 잡기
- 주 2회 정도 가벼운 근력운동 더하기
- 같은 조건에서 측정한 혈당과 운동 여부를 함께 기록하기
운동 강도와 방식은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운동 중 어지럼증·가슴 통증 같은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혈당 148을 겪고 제가 배운 것
이번 일을 겪고 남은 결론은 단순합니다.
첫째, 한 번의 간이 혈당만으로 스스로 진단하지 않기. 148이나 111이라는 숫자는 측정 조건이 빠지면 정확한 의미를 알기 어렵습니다.
둘째, 정확한 검사는 병원에서 확인하기.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수치가 반복해서 걱정된다면 공복 혈장 포도당, 당화혈색소, 필요 시 경구당부하검사에 관해 의료진과 상담하는 편이 낫습니다.
셋째, 체중과 식단만 믿고 운동을 빼놓지 않기. 저는 이제 거창한 목표보다 꾸준히 걷고 근력운동을 이어가는 쪽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혹시 저처럼 회사 건강 행사나 집에서 우연히 높은 숫자를 보셨다면 너무 겁먹지도, 반대로 한 번뿐이라며 무시하지도 마세요. 언제 무엇을 먹고 측정했는지 기록한 뒤, 필요하면 의료진에게 그 기록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다음 단계였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글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혈당 수치가 반복해서 높거나 갈증, 잦은 소변,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등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